[사설] 특검 출두한 김건희,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소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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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ck20250618025… 작성일25-08-07 07:4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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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악행은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다. 단순 주가조작부터 명품 수수, 권력을 이용한 게이트까지 국정농단의 장르도 다양하다. 김씨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의 1·2차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했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9명이 기소돼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김씨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판결문에 적시하기까지 했다. 주가조작 못지않게 엄중한 것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한 수사 무마다.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검찰 수사를 노골적으로 막았고,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주권자의 뜻을 짓밟고 삼권분립을 훼손했다.
김씨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전화 녹취록과 윤석열의 육성이 이미 공개됐다.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명품을 받고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도 있다. 민관이 관여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부실기업이 거액의 대기업 투자금을 유치한 이른바 ‘집사 게이트’ 등도 있다. 하나하나가 모두 메가톤급이다. 국토교통부와 외교부 고위 관료들은 김씨 앞잡이 노릇을 했고, 검찰·감사원·금융감독원·국민권익위 등은 김씨 비위에 애써 눈을 감았으며, 국민의힘은 김씨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다.
김씨는 변호사를 3명 대동했다. 김씨가 동의하지 않아 이날 조사는 영상 녹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건강 악화 등을 핑계로 특검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룬 김씨가 앞으로 또 어떤 ‘꼼수’를 쓸지 모른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볼 때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석열이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속옷 차림으로 저항한 것으로 미뤄, 김씨는 모든 것을 윤석열에게 떠넘기고 윤석열은 조사를 일절 거부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이미 내란수괴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윤석열은 이것만으로도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이니, 배우자 죄까지 덮어쓰겠다는 전략을 세웠을 수도 있다. 지난 3년 한국 사회에 법과 정의는 없었다. 민중기 특검은 법 위에서 살아온 김씨를 구속하고, 김씨의 각종 비위에 윤석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흡사 사회단체나 노동조합의 성명서 같기도 한 말들이 대통령의 입에서 쏟아져나왔다. 정부 부처가 움직이는 속도도 예사롭지 않았다. 대통령이 지게차에 묶인 이주노동자의 영상을 언급하자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 개선 방안 검토를 시작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언급하자 법무부와 금융위원회까지 거들며 방책을 내고 기업 임직원이 넙죽 고개를 숙였다. 스토킹 피해 신고로도 막지 못한 여성 살해 사건을 언급하자 경찰은 접근금지 대상자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힘없는 사람들도 조금은 사람대접받으며 사는 세상이 오려나 기대가 모이기도 한다.
정작 내 마음은 그리 설레지 않는다. 그 속도나 밀도는 남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서다. 어떤 사건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면 조사, 감독, 검토, 대책 강구와 같은 것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다. 하지만 유사한 상황과 사건은 기어이 찾아온다. 정부의 분주함에 진심이나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변화가 시작되는 곳을 자꾸 놓치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문제들은 강자가 제 유리한 위치를 빌려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는 구도로 드러난다. 그래서 강자의 횡포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때로는 어르고 달래는 것이 해법으로 보인다. 약자가 부조리한 상황에 대처할 힘을 증강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업장을 열심히 규제해도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길 자유는 주지 않는 식이다. 대책은 실패하고 문제는 반복된다.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에 대통령이 분노하는 것의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은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는다. 납득할 수 없는 차별과 무시와 강요가 다반사인 일상이 전후좌우에 있다. 괴롭히지 말라는데 멈추지 않고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데 집 앞까지 찾아온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만하라고, 가라고, 멈추겠다고, 입속에서 몇번이나 연습한 말을 주저앉히는 것이 눈앞의 상대만은 아니다.
이주민에게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있는 정치인의 장관 후보자 지명 같은 것들이 모두 신호가 된다. 세상은 네 편이 아닐 거라고, 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네가 불리해질 거라고. 다른 신호가 필요하다. 당신이 사람으로 동등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여긴다면 언제든 기꺼이 말하라는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소수자와 약자의 처지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내게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발의를 철회하거나 회피할 때도 혐오표현방지법은 곧잘 발의했다. 혐오표현과 차별이 서로 강화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두 법은 궁극적으로 유사한 목표를 향한다. 보수 개신교의 반발을 산다는 점에서도 별 차이는 없다. 하지만 누구의 권한을 강화하느냐에 차이가 있다. 혐오표현방지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공적 기구에 혐오표현을 규제할 권한을 준다. 차별금지법은 누구든 차별을 당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그 부당함을 주장할 권한을 준다. 추진할 결심이 다른 이유는 보수 개신교 눈치 보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약자가 더 크게 더 많이 말하는 세상보다 약자를 대신해 자신들이 말하는 세상이면 충분한 듯싶다.
약자는 약한 자가 아니다. 약한 위치에 내몰리는 사람들이다. 나 같은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느끼는 동안은 나를 숨기고 말을 참고 세상을 쫓아가는 것이 자신을 지킬 방법이 된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자꾸 당하는 이유가 내게 있지 않음이 자명해지는 어떤 순간이 오고야 만다. 나를 내모는 세상을 그대로 둘 수 없게 되고 저마다 속도는 다를지언정 멈출 수 없게 된다. 변화는 언제나 약자로부터 시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고 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이 얼마나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선언을 계속 환기하며 약자의 시선과 목소리로 세상을 점검하고 고쳐가자는 법이다.
다음주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지난겨울을 거치며 차별금지법 없는 세상에 머무를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말지 논의할 시간은 지났다. 이제 어떤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 언제나 그렇듯 약자들은 이미 시작했다.
“어느 분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환자에 비유하면 이제 막 수술이 막 끝났다 수준이고, 이게 재발을 할지, 복약도 해야 하고 다양한 이슈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우리 기업과 함께 잘 이겨내고 이런 일이 있을 때 우리가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접견실에서 만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관세 문제를 갖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잘 풀어주셔서 상당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협상이 마무리된 거라고 보기에는 아직은 좀 성급한 면이 있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무엇보다도 큰 불확실성 하나를 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제 또 시작인 것 같다”며 “산업 재편 이슈라든지 인공지능(AI)이라든지, 그리고 여러 가지 이슈들이 우리 기업과 우리 산업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회장님과 같이 잘 한번 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도 만났다. 산업부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처음 경제계와 소통하는 자리였다”며 “미 관세 대응 후속 조치와 노동조합법·상법 등 경제계 현안 이슈를 긴밀히 논의하고 향후 논의 과정에 기업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회에서 진행 중인 노조법·상법 개정과 관련해 노조법은 6개월, 상법은 1년의 시행 준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후속 법령 개정 등 후속 논의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산업부는 부처 내 경제계 이슈를 전담 대응할 ‘기업환경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에는 경제단체·주요 업종별 협회·학계와 함께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후속 기업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대미 통상 전략 라운드 테이블 회의’도 열었다. 김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 기업의 단기적 수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경쟁 조건을 확보했다”며 “조선·자동차·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 측과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미국 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수출 애로 해소, 대체 시장 진출, 세제·자금 지원 등 후속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압도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자동차··반도체·배터리·조선·철강·바이오 협회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취약 업종에 대한 지원 대책과 실질적 도움이 되는 대미 투자 패키지 운용 방안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인구 1400만명의 경기도 지사를 지내 실물경제 경험이 풍부하다. 취임사에서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며 보수의 언어인 시장주의를 품었다. 초대 내각에 대기업 출신 장관만 3명에 이르니 재계에서는 친기업 시대의 도래에 대한 기대가 컸을 법하다. 그런데 요즘 국민의힘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단체들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 세법 개정안을 두고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 정부가 출범 2개월 만에 반기업, 반시장 정부로 돌변한 것인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란 이들의 주장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노란봉투법은 10년 동안 발의와 폐기를 반복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법안이 아니고 이제 매듭지을 때가 됐다. “1년 내내 수십, 수백개 하청기업과 교섭해야 하니 산업현장이 혼란에 빠질 것” “공장 증설이나 해외투자도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과도하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사측의 살인적인 손배와 가압류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한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시행에 들어가 이번 개정안은 흔히 2차 상법 개정안으로 불린다. 재계는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워 반대한다. 대주주가 이사 선출을 독식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막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회복하는 순기능은 외면하고 있다. 대주주의 사익추구 관행에 제동이 걸릴까 걱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외환위기 후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도 당초 재계의 반대가 심했다.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도입 당시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란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1차 상법 개정안을 두고도 재계 안팎에선 주주들이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할 것이고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현재는 코스피 3000 돌파의 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개혁 법안이 시행되고 점진적 보완이 이뤄지며 안착해가는 과정은 한국 경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꼭 필요하다.
지난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 4개 과세표준(과표) 전 구간에 대해 세율을 1%포인트씩 올리면서 최고세율을 25%로 높이는 것이 핵심 중 하나다. 법인세율이 정부 색깔에 따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오락가락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들이 느낄 피로감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법인세 부담을 줄여도 기업 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미미하고 사내유보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상당수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또 법인세를 많이 걷어 소득재분배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면 경제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공평 분배가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돕고,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역설적으로 기업 옥죄기는 보수정권에서 두드러졌다.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마다 그룹 회장들을 대동해 뒷말이 많았다. 한 기업인이 윤 대통령과의 조찬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는 말을 듣고 ‘찍혔나’ 아연실색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의 핵심은 비선실세로 군림한 인사가 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 기부금을 강제로 받아낸 것이었다. 친기업 정책이라 해도 공동선의 관점에서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정경유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여당이 개혁조급증이나 독선의 늪에 빠져선 안 될 일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과 꾸준히 소통하며 애로를 청취하는 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실용을 취하되 결코 놓을 수 없는 원칙과 가치들이 있을 것이다. 노동·지배구조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기업을 성심껏 도와주는 것이 양립 불가능하지도 않다.
실용적 시장주의는 앞으로도 계속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쓴소리를 해준 사람의 진정성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앞으로 5년, 10년 뒤 “돌이켜보면 이재명 정부 시절이 기업 하기 좋은 때였다”는 평가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제 처는 정치를 극도로 싫어한다.” 2021년 12월22일, 대선 후보 윤석열이 이런 ‘뻥’을 쳤다. 나흘 뒤, 김건희는 인생 속 20개 허위 학력·경력의 용서를 빌었다. “아내의 역할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그 역시 뻥이었다. 20일 뒤,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7시간 녹취록에서 그 가면이 벗겨졌다. “내가 정권을 잡으면…” “여기서 지시하면…” “(조국 구속을) 우리가…”라고 했다. 정치 대소사에 관여하는 1인칭 화법이었다. “나는 영적이라 도사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도 했다. 베갯머리·무속 정치의 평지풍파를 예고한 김건희는 거침이 없었다.
그 육성대로다. 대통령 취임식의 김건희 특별초청자엔 지금 특검 수사 받는 도이치모터스·건진법사·통일교·명태균·논문 위조·관저 공사 관련자가 망라됐다. 뭐 하나 끊고 살필 것 없이, 살던 대로, ‘윤건희 세상’이 왔다고 알린 꼴이다. 공사 구분 없이, 김건희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개 안고 찍은 사진을 팬클럽에 자랑했다. 대통령 특별열차(트레인원)로 김해 가서 명태균 만나고, 대통령처럼 고위공직자 모두와 통화 가능한 ‘A급’ 비화폰 쓰고, 교통통제된 퇴근길 마포대교를 순시했다. 다 공식 직함 없는 대통령 부인이 한 적 없고, 해선 안 되는 활보였다. 신문·방송에서 본 김건희 얼굴은 유독 대통령 전용기 오르내릴 때가 많다. 일 터지면 두문불출하고, 기자 접근 통제하고, 해외순방 때서야 깜짝 등장한 ‘숨바꼭질 3년’이 빚은 사진들이다.
그 대통령놀이 속에서, 김건희는 돈을 탐했다. 명품을 덥석 받았다. 브로커와 뒤엉켰다. 해서, 특검이 좇는 사건은 실처럼 연결되고 등장인물이 섞인다. 7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커진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엔 ‘통일교-건진법사-김건희’ 청탁설, 6000만원짜리 목걸이,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코바나컨텐츠 후원사가 얽혀 있다.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수사 받는 이종호는 김건희에게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을 부탁하겠다 한 인물이다. 김건희가 어른거리는 사건마다 ‘패거리’가 움직인 꼴이다.
국민들은 다 봤다. 김건희 편들고, 이 난세 키운 자 윤석열이다. 집권 초, 김건희가 사인들 대동해 봉하마을 갔을 때, 윤석열은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라 했다. 디올백 받는 영상이 돌자 “박절하지 못했다”고 감쌌다. 그리 살린 김건희 기(氣)와 불씨가 세상에 뻗친 것일 게다. 지금도 공공기관·금융사 인사·입찰에선 ‘김건희 줄 셌었다’는 말이 들린다. 사방천지에 김건희 원성이 찬 작년 10월, 윤석열은 “내 업보”이고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버텼다. 지금 보면, 그 돌 왜 던지고 얼마나 큰 돌인지 몰랐던 게다. 평양에 무인기 보낸 게 그때이고, 40일 뒤 윤석열은 내란을 일으켰다. 그렇게 김건희로 골병든 나라에서 윤석열은 자멸의 순애보를 썼다.
왜 그랬을까. 뭐가 업보였을까. 집권 초부터, 김건희가 ‘내 지분 크다’고 우긴다는 말이 용산에 파다했다. 정치 초보 윤석열에게, 명태균과 함께 김종인·이준석을 이어준 건 김건희였다. 윤석열 앞에서, “김건희가 영부인상”이라 한 법사·도사도 한둘이 아니었단다. 김건희가 공짜로 여론조사를 조작해준 명태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범에 끌려다녔다고 보는 눈도 있다. 김건희의 ‘가스라이팅’이든, 약점 잡혀 함께 늪에 빠졌든, 명태균 비유대로, ‘장님무사(윤석열) 어깨 위에 주술사(김건희)’가 앉아 있는 틀은 달라질 게 없다.
적어도 6년째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된 후로, 김건희는 ‘불가촉 성역’이었다. 그 앞에서 검찰은 멈추고 감사원은 휘었다. 건드리면 화 입던 윤석열의 역린이었다. 그 김건희가 6일 김건희 특검에 출두한다. 사흘 전, 체포영장 내민 그 특검팀에 윤석열은 ‘속옷 저항’을 했다. 하나, 그도 검사였다. 고립무원이고, 내란에 김건희·채 해병 수사 다 얹어질 게고, 한두 번 몸으로 침묵으로 맞서도 법 이길 수 없고, 끝은 대역죄인임을 직감할 게다. 김건희는 저녁 6시까지만 며칠 터울로 조사받길 원한다. 내려놓을 줄도, 사과할 줄도, 국민 무서운 줄도 모른다. 끝까지 아둥바둥하는 윤석열 부부의 특권과 망상, 특검이 싹 거둬내야 한다.
12·3 내란이 터지기 직전이다. 공사의 경계가 무너진 땅을 ‘폐허’라 한 시국선언(경희대)이 있었다. 김건희는 그 폐허의 ‘V0’였다. 단물만 빨던 ‘그림자 권력’이었다. 법 위에 살던 그가 특검 조사실에 앉는 건 한 시대의 종언이다. 정상 국가로 돌아가는 길이다. 권력 사유화와 거짓말과 검은돈의 조종(弔鐘)을 울리고, 땀의 대가 공정케하고, 윤석열 떠받친 검찰·감사원 객토하고, 내란 일어난 좁고 낡은 헌법도 고쳐야 한다. 그 첫발일 게다. 악의 뿌리와 잔뿌리 다 끊어야 할 윤석열·김건희 단죄, 역사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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