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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 국방과학연구소 ‘의범학술상’에 미사일 전문가 이연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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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ck20250618025… 작성일25-08-10 05:28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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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올해 ‘의범학술상’ 수상자로 미사일 전문가인 이연관 선임연구원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원은 2013년 ADD에 입사해 미사일 기체 구조를 연구해왔다.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M-SAM)의 내열 설계를 맡는 등 미사일 구조물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 연구원은 비닉(비공개) 무기 개발 사업에도 참여했다.
의범학술상은 2010년 전 재산 약 100억원을 국가안보를 위해 기부한 고 김용철옹을 기리고자 ADD가 2016년 그의 호 ‘의범’을 따 제정한 상이다. ADD는 매년 만 45세 미만의 연구원 1명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이 연구원은 지난 5월 카이스트가 항공우주공학 분야에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이룬 젊은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조정훈 학술상’도 받았다. 이 연구원은 상금 대부분을 모교인 카이스트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이 연구원은 이날 “국방과학기술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극내향인인 최강록 셰프가 MBTI 검사를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걱정하지 않는 편이다’라는 문항을 읽더니 대뜸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가 않아, 기본적으로”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폭소했던 기억이 난다. 외향적인 나로서는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차원을 넘어서 ‘아예 보이고 싶지 않다’는 태도가 낯설고 재밌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보이고 싶지 않다.
방학을 맞아, 미국에 왔다. 요샛말로 ‘한달살이’를 한다.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거리낄 것이 없는 곳에서, 벤치에 앉아 그림도 그리고 안 입던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산책도 한다. 종종 SNS에 사진을 올리기도 하지만, 밤낮이 바뀐 터라 많은 사람이 보지도 않는다. 나 역시 친구와 동료들의 근황을 제때 확인하지 못하는데, 이렇게 서로를 놓치는 시간 속에서 묘하게 자유롭다.
그간 시선에 노출되는 것이 버거웠나 보다.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 성향이 강한 터라 서로를 유심히 들여다보는데, 그만큼 서로의 눈치도 많이 보게 된다. 개성이 강한 옷을 입거나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다. 게다가 인구 초밀집 지역인 서울에 사는 나로선, 집 밖에 나서는 순간부터 쏟아지는 사람들의 숱한 시선을 견뎌야 한다. 여기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니 금방 피로해진다. 미국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은, 사람들이 서로를 빤히 쳐다보지 않고 크게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시선의 문제에 있어서는 비교적 더 자유로운 듯하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매 학기 수백명의 학생들 앞에 서야 한다. 불특정 다수 앞에서 매주 수업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열심히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얼굴을 외워도, 결국 내가 알지 못하는 학생들의 시선에 놓이게 된다. 혼자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도,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강의 중에 ‘찰칵’ 소리가 날 때도 있다. 판서를 찍는 것이겠지만, 불안감이 엄습한다. 무방비 상태의 내가 찍힌 사진이 카톡방과 같은 온라인 공간에 퍼질지도 모른다고 염려하다가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상상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과도하게 걱정하는 나를 달래려 노력하지만, 두려움은 한 번 출렁이면 잠잠해지지 않는 파도 같이 몰려든다.
나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과도하게 의식하다가 경직되어가고, 정작 중요한 학생들과의 소통,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계절의 날씨, 길가에 누워 낮잠을 자는 고양이와 문을 잡아주는 앞사람의 배려 같은 것들은 놓치게 된다.
그러던 중 미국에 와서 새삼 알게 된 것은, 내가 생각보다 쉽게 감탄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구름이 어쩜 젤라토처럼 떠 있을까!” 하고 경탄할 때마다, 나와 함께 지내는 친구는 “어제랑 같은 구름인데?”라며 웃는다. 시선의 무게에서 벗어나자 찬찬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사랑하는 풍경에 애정을 줄 힘도 함께.
게오르크 지멜은 대도시의 삶을 분석하며, 쏟아지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은 외부에 대한 반응을 인격의 심층에서 멀리 떨어진 정신적 기관에 이양한다고 했다. 그로 인해 이성의 지배를 받게 되어 점점 무감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 시선의 굴레를 끊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라고 부추길 수도 없다.
다만, 당신도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태양처럼 따라다니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조심스레 위로를 건넨다. 시선에 예민해진 것이 우리의 잘못은 아니라는 말을. 덧붙여, 누군가에게 보이는 일이 참 지긋지긋하다는 공감도.
코스피 지수가 8일 5거래일 만에 하락해 3210대에서 장을 마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전망으로 인해 방산주 매물이 대거 쏟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7.67포인트(0.55%) 내린 3210.0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7.10포인트(0.22%) 내린 3220.58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웠다. 개인이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7%)와 현대로템(-4.87%), LIG넥스원(-14.93%) 등 방산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6포인트(0.43%) 오른 809.2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음주 코스피는 경제지표 결과와 무역협상, 기업실적 결과 등 개별 이슈에 따라 3100~3300 구간의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8.4원 오른 1389.6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장 초반 1379.7원까지 떨어졌으나, 달러 가치가 오르며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가 유입돼 반등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의 일부 학교 도서관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도서가 비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회수하고 사과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8일 입장문을 내고 ‘리박스쿨’ 관련 도서가 학교 도서관 등에 비치된 것에 대해 4·3 희생자 유족과 도민에게 사과한다고 8일 밝혔다. 교육청은 곧바로 책 대출을 금지하고 회수 조치에 나섰다.
김 교육감은 “최근 일부 학교 도서관과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에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도서가 비치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책자의 대출을 금지하고 회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편향된 역사관을 담은 책자가 학교와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사실 만으로도 교육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의 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아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접하는 책자나 자료가 객관성과 균형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철저히 점검하고, 도서 선정과 비치 과정에서 사전 검토 절차를 강화해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겠다”면서 “이번 사안으로 상처를 받으신 4·3 희생자 유족과 도민, 교육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리박스쿨과 교재 등으로 활용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가 초등학교 8곳과 중학교 1곳, 교육청 소속 도서관 3곳에 비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책에는 4·3,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해 역사를 왜곡하고, ‘ 많은 사람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반란 세력을 진압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민간인 학살을 정당화 하는 편향된 시각이 담겼다. ‘암 환자 치료를 위해 정상 세포까지 죽고 환자가 고통받는 것을 알면서도 방사선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면서 진압 작전을 암 치료에 비유하는 표현도 있다.
교육청은 해당 도서 선정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6월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강사 중 리박스쿨 관련 이력 보유자 여부를 전수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도서 구비 현황 조사는 별도로 하지 않았다.
MBTI의 광풍이 조금 수그러드는가 싶더니, 다시 새로운 분류 체계가 나타났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던가? MBTI의 16가지보다 훨씬 단순한 이분법은 이른바 ‘에겐/테토’ 구별법이다. 에스트로겐(외래어 표기법은 ‘에스트로젠’이지만 여기서는 유행하는 용어를 따른다)과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에 사회적 규범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투영하여 테스토스테론이 많으면 주도적이고, 직설적이고, 단순한 성향을 띠고, 에스트로겐이 많으면 다정하고 섬세하고 수동적인 성격이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많은 ‘에겐녀’는 전통적인 여성상,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테토남’은 전통적인 남성상을 일컫는다. 이 규범에 속하지 않으면 ‘남성이지만’ 에스트로겐이 많은 ‘에겐남’, ‘여성이지만’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테토녀’로 불린다. 호르몬으로 사람을 구별한다는 것이 다소 황당하지만, 에겐-테토 구별법(이하 ‘에토 밈’)은 최근 인터넷 콘텐츠에서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진하며 유행 중이다. 문화인류학자로 불리는 강유미가 유튜브에 <에겐남에게 끌리는 이유>라는 패러디 영상을 업로드했고, 댄서 또또와 남편 어버의 러브 스토리는 ‘테토녀와 에겐남’으로 불리며 한 방에 조회수를 터뜨렸다. 최근에는 공중파 TV까지 진출해서 전성기가 끝났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는데…이쯤 되면 기시감이 든다. 그렇다. 에토 밈은 그간 숱하게 반복되어온 ‘상남자/천상여자’, ‘선머슴’ , ‘초식남/육식녀’의 도식에서 눈 밑에 점만 찍고 돌아왔다. 이번에 찍은 점이 호르몬 모양일 뿐. 그렇다면 ‘왜’, ‘지금’ 이러한 구별법이 이만큼의 대중적 호소력을 가지는지, 무엇을 설명해준다고 느끼는지 같은 질문을 던질 때다.
먼저 에토 밈의 비판할 지점부터 짚고 넘어가자. 범박하게는 이분법적 구도의 한계가, 젠더 정치적으로는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의 자연화에 문제가 있다. 이분법이란 무엇인가? 이것 아니면 저것, 세상이나 대상을 두 가지로 나누고 그 구별 안에서만 사고하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테토와 에겐,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거나 또렷하게 나뉘는 존재가 아니다. 주도적이면서 수동적일 수 있고 헬스장에 가서 쇠질을 하면서도 섬세할 수 있다. 개인의 성격이 절대적 고정값이 아니라는 사실은 속한 집단에서의 위치나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면모(사회적 가면, 페르소나)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지나친 일반화와 단순화. 이분법의 문제는 이처럼 뻔하지만, 바로 그 단순명료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점이 포인트다. 보편적인 문화 관습에 기대어 성향을 설명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는 편리함과 소속감을 보장한다. “걔가 테토녀잖아.” 이 한 마디가 압축하는 설명과 맥락의 경제성은 또 어떻고. 알 수 없는 알파벳의 조합이었던 MBTI보다 외우기 쉽고, 혈액형만큼 직관적이며, 평생 학습한 성역할 규범이 이해의 어시스트를 넣는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태초에 ‘남자다운 남자’, ‘여성스러운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플랫]‘여미새’보다 문제적 취급 받는 ‘남미새’…‘남미새 빌런’이 시사하는 것
그렇다면 에토 밈의 유행은 대놓고 ‘남자답다’, ‘여성스럽다’라는 단어를 쓰기는 조심스러워지고, 성별 규범에서 어긋나는 면을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과거 일본에서 ‘초식남’과 ‘육식녀’라는 말이 넘어왔지만, 아직 부드러운 남성성과 주도적인 여성성에 대한 수요나 이해의 토양이 부족했던 시기였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하거나 이를 강화하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현대인의 교양, 그럼에도 실재하는 규범적 여성성과 남성성을 언급하게 되는 2025년의 딜레마를 에토 밈이 구원한 셈이다. 하지만 이분법의 한계 역시 명확하여, 결국 에겐남이지만 테토 성향이 있다거나, 테토녀지만 에겐 성향이 있다는 혼종도 슬금슬금 등장하는 추세이다.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의 자연화 문제는, 규범적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성찰 없이 특정 성향을 마치 호르몬처럼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상상하게 한다는 점이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사회문화적인 관념이고, 시대와 문화권과 권력에 따라 달라지며, 수행과 실천으로 구성된다. 욕심과 자기애를 마음껏 드러내는 4세대 걸그룹 노래 가사처럼, 이제는 조롱의 의미로 바뀌어버린 ‘상남자’의 용례처럼(혹시 BTS의 ‘상남자’처럼 이 시대에는 ‘테토남’이라는 노래도 나올 수도 있을까?!). 주도적이거나 단순하다거나 리더쉽이 있다는 성향이 애초에 왜 남성성-테스토스테론으로 분류되는지, 주도적인 여성은 그 자체가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즉 ‘남성성’을 소유한 여성으로만 설명되는지, 에겐남 묘사가 결국은 교묘하게 ‘여성성’을 피곤하고 쩨쩨한 것으로 멸시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등을 고민해 보면 이 밈을 맘 편히 즐기기 어렵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여자나 에스트로겐이 많은 남자 같은 표현을 쓰면서도 실제로 외모에서 다른 성별의 특색이 보이면 혐오하거나 조롱하는 태도는 우려스럽다. 에토 밈에서 허용하는 테토녀는 어디까지나 옷차림이나 헤어 스타일, 태도, 가치관 정도의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던 댄서 또또는 ‘수컷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터프하고 독특한 행동으로 큰 인기를 끄는데, 그는 누가 봐도 사랑스러운 여성의 외양이며 기혼자다. 규범적으로 ‘충분히 여자’라는 알리바이가 있을 때에만 여성적이지 않은 면모도 ‘테토녀’라는 이름으로 승인받는 것이다. 털이 많다거나, 몸에서 남성적인 선이 보이는 여성, 남성적 수행을 하는 부치, 호르몬 치료를 받는 트랜스젠더 등은 에토 밈 세계관에서 철저히 비가시화된다. 애초에 에토 밈 자체가 연애 상담 블로그와 인스타툰에서 흥한 만큼, 이성애를 전제로 하면서 ‘어떤 스타일이 나에게 맞는지’ 탐색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퀴어에게 테토녀나 에겐남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다. 에토 밈의 핵심을 꿰뚫는다며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산 표현이 있다. “테토녀 에겐남, 이거 그냥 갱년기 아닌가.” 나이가 들면 남자는 여자처럼, 여자는 남자처럼 변한다는 말이 경험에 근거한 사실로 군림한다. 성별에 따른 성향이 시기나 이유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면, 애초에 이분법적 구별 자체도 환상일 수 있다. 『조선의 퀴어』(박차민정, 현실문화, 2018)에서는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존재도 그럭저럭 촌락공동체 안에서 어우러져 살았던 시대를 조명하며, 일제강점기 이후 식민지 정부의 단속과 의료적 개입이 개인을 민족이나 성별 같은 근대적 경계 안으로 포섭하여 통치하기 시작한 과정을 추적한다. 행정과 의학의 차원에서 성별을 고정하고, 공적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할 통치하기 위해 각 성별에 걸맞은 외양과 행동을 세분화하고 통제한 역사를 살펴보는 작업은 공고해 보이는 성별이분법과 성 역할의 권위에 균열을 낸다.
그런데 이처럼 호모포빅한 면이 있는 에토 밈은 동시에 긍정적 전유가 가능하다. 개인은 평생 체화해온 문화 규범과 타고난 기질 안에서, 법적 성별에 부여된 규범과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성향을 모두 지닌다. 밈은 기존의 성별이분법에 맞지 않는 개인의 성향이나 관계성을 드러낼 때 부담 없고 유머러스하게 쓸 수 있다. 남성적이지 않으면 쉽게 여성화되어 멸시받고, 여성적이지 않으면 ‘무슨 여자애가’로 시작하는 육성 팔만대장경을 들으며 살아온 세상에서 자신을 테토녀나 에겐남으로 설명할 때 드는 안도감이나 해방감을 마냥 폄하할 수 있을까? 이는 이성애 커플 중에서 기존의 성 각본과 다른 결로 관계 맺고 존재하는 이들에게도 적용된다. 쉐프 정지선이 남편과 출연한 영상에 테토녀-에겐남이라는 수식이 붙었는데, 정지선의 남편은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반면 정지선은 한없이 무덤덤하다. 정지선의 남편은 결혼할 때 아내의 스드메까지 자신이 다 직접 찾아보고 예약했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아내-남편 관계와는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연애 프로그램에서 자주 목격되듯, 다정다감하고 잘 돌보는 성향은 이 시대의 새로운 남성성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여전히 ‘주도적이고 무심한 남자-섬세하고 다정한 여자’ 같은 도식을 강하고, MBTI의 틀을 빌려 ‘남자는 T(사고형), 여자는 F(감정형)’을 반복 재생산하는 현실에서 사소하게나마 다른 관계성을 미디어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좋지 아니한가.
사회 속에 존재하는 한, 특정 용어와 해석으로 자신을 설명하고 타인을 파악하려는 욕망은 시들지 않는다. 이번 절기의 유행인 에토 밈은 기존의 성별이분법과 성역할에 기대어 규범 외의 존재를 대중적으로 포섭하려는 시도이자, 그 자체로 이러한 구별이나 성 각본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증명한다. 이중적인 파생 효과를 바라보며 다음 유행을 상상해 본다. 태어난 날짜, 혈액형, 자기보고 검사, 호르몬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오는 다음 주자는 아무래도…혈당?
▼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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