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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폰테크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꿀벌의 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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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ck20250618025… 작성일25-06-20 00:22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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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폰테크 잘 알려져 있다시피 꿀벌 집단에서 개체 수를 전담하는 것은 여왕벌이다. 여왕벌의 산란 속도는 경이적이어서, 평균 1분당 1개꼴로 하루에만 약 1500개에 달하는 알을 낳는다. 아무리 일벌의 수명이 6주에서 최대 6개월 남짓으로 길지 않다고 해도, 이 정도 속도라면 곧 하나의 벌집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마련이다. 이렇듯 밀집도가 올라가면,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나며 자연스럽게 분가를 한다.
꿀벌의 분봉은 보통 5월을 전후한 봄에 이루어진다. 식물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름 전에 새집을 만들어 토대를 다지기 위해서다.
분봉 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다음 세대를 이끌 새로운 여왕벌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벌들은 일명 ‘여왕의 방’이랄 수 있는 ‘퀸 컵(Queen Cup)’이라는 땅콩 모양의 방을 여남은 개 만들고, 여기서 자라는 애벌레에게 로열젤리를 듬뿍 먹여 차세대 여왕 후보군을 확보한다. 그리고 일벌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그간 비축해 둔 꿀과 꽃가루를 잔뜩 먹어 몸을 통통하게 살찌운다. 이로 인해 분봉 전 일벌들의 몸무게는 50% 정도 늘어나는데, 적당한 보금자리가 될 만한 곳을 찾고, 거기까지 날아가 새로이 집을 지을 때까지는 몸속에 저장한 에너지로만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벌들이 배불리 먹으며 이사를 준비하는 동안, 반대로 여왕벌은 쫄쫄 굶는다. 일벌들은 여왕벌에게 먹이를 가져다주지도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여왕벌을 이리저리 밀치기도 하고 여러 마리가 붙잡고 마구 흔들기도 하면서 못살게 군다. 이런 일벌들의 등쌀에 시달린 여왕벌은 단기간에 체중이 25%나 줄어든다. 하지만 이러한 일벌들의 여왕벌에 대한 학대에 가까운 불경함은 꼭 필요한 행동이다. 그동안 먹고 알만 낳았던 여왕의 몸은 너무나 비대해져 있어서 그 상태로는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집 속에서 여왕벌은 홀쭉해지고 일벌들은 통통해지는 시간 동안, 가장 경험 많고 외부 활동을 많이 한 나이 든 일벌들은 정찰벌이 되어 부지런히 주변을 돌아다니며 새로 보금자리를 꾸미기에 좋을 곳들을 물색한다. 이들은 각자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장소를 찾아내면 원래의 집으로 돌아와 벌춤으로 자신들이 발견한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린다.
벌들에게 최고의 집터는 오래된 나무에 생긴 공동(空洞)으로, 내부는 널찍하고 입구는 좁을수록 더 윗길로 친다. 집터가 좋을수록 정찰벌은 더 열정적으로 더 오랫동안 벌춤을 추는데, 집에 남아 있던 벌들은 여러 정찰벌들의 벌춤을 비교해 가장 열정적인 벌춤을 춘 이를 골라 그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다.
드디어 대망의 이삿날, 살이 쏙 빠져 날씬해진 여왕벌이 뿜어내는 페로몬 신호에 따라 일벌들의 절반 이상이 한꺼번에 날아오른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집단에서 분가해 새로운 일족을 이루는 개체는 주로 젊은이들인 것에 반해, 꿀벌 집단에서 분가해 나가는 쪽은 기존 여왕벌과 사람으로 치면 중년기에 해당하는 일벌들이라는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은 벌떼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투쟁이라는 뜻으로 다가온다. 새롭게 분봉하는 벌들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집짓기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며, 저장해 둔 먹이도 없기에 며칠 비라도 내리면 꼼짝없이 굶어 죽기도 한다.
오랫동안 꿀벌의 생태를 연구해 온 미국 코넬대의 토머스 실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기존 집단은 겨울을 넘기고 무사히 봄철을 맞이하는 비율이 80%가 넘는 데 반해, 새롭게 분가한 집단의 월동 생존율은 겨우 25%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분봉은 목숨을 건 모험이다. 사람이든 꿀벌이든 맨주먹만으로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봄이 되면, 꿀벌들은 안전한 보금자리와 안정적인 물자는 다음 세대에게 넘기고, 위험과 모험은 기성세대들이 책임진 채로 날아오른다. 기존 집에 남은 벌들 역시 선배들의 규칙에 따른다. 둘 이상의 여왕벌이 순차적으로 태어나면, 이 들 중 더 먼저 태어난 쪽이 동생보다 먼저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에 나선다. 적어도 꿀벌은 기성세대가 저지른 과오의 뒷수습을 다음 세대에게 넘기는 짓만큼은 결코 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 왜 이재명, 김문수 후보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거지?” 지난 대선 당시 3차례에 걸친 TV토론 영상을 분석해 후보별 ‘단독 샷’ 분량을 측정하던 중이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파이썬 프로그램을 사용해 토론 영상을 분석했다. 발언 시간을 공평하게 관리하더라도 카메라가 단독으로 비추는 시간은 똑같지 않을 수 있고, 이것이 유권자의 주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계산 결과 가장 많은 단독 샷을 받은 후보는 이재명 후보(37.2분)였다. 이어 이준석(36.9분), 권영국(34.3분), 김문수(34.1분) 후보 순이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자꾸 발생하는 오류가 작업을 더디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영상을 장면 단위로 쪼개서 각각의 길이를 출력해준다. 이걸 토대로 후보별 단독 샷 분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2~3명의 후보가 연속으로 단독 샷을 받는 장면이 나오자 이걸 분리하지 않고 한 장면으로 인식했다. 인물이 바뀌면 장면도 바뀌었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말이다. 설명 문서를 살핀 뒤에야 이유를 깨달았다. 이 프로그램은 화면의 색상 변화를 추적해서 장면의 전환을 감지한다. 4명의 후보 모두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색의 정장을 입고 나온 남성들이었고, 인물의 윤곽마저 대동소이했다. 유일한 차이는 화면의 아주 좁은 부분만을 차지하는 넥타이 색깔뿐이었다. 사람 눈에는 달라 보이지만, 수치만으로 세상을 보는 프로그램은 굳이 다른 장면으로 나눌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 같았다. 분류 민감도를 높여 장면을 더 잘게 쪼개자, 프로그램은 각 후보를 제대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짐작이 맞았던 셈이다.
이 오류 아닌 오류로, 숨 가쁘게 흘러간 대선 과정에서 그다지 주목받지도 알아채지도 못했던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여성 대통령 후보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만약 여성 후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심상정 전 의원이 과거 대선 토론회에 나왔던 장면을 찾아봤다. 빨강, 초록 등의 옷을 입고 나왔던 두 후보였기에 우선 인물별 화면 색상도 차이 나고, 헤어스타일 등 후보별 전체 실루엣도 구분됐을 것이다. 아마 프로그램도 장면별 차이를 더 잘 포착하지 않았을까. 컴퓨터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줬을 뿐이다.
후보별 단독 샷 분량을 논할 수는 있어도, 화면에 아예 들어오지 않는 후보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성평등 문제가 대체로 이렇다. 너무나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져온 탓에 문제 자체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문제 제기조차 쉽지 않다. 엊그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출범식에 남성만 쭉 늘어서 있는 모습도 누군가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일 것이다. 개인적 경험을 보탠다면, 20대 초반의 나 역시 페미니즘에 공감하지 못했다. 되레 군대 문제가 남성에게 불리하다고 느꼈다. 성인지 감수성은 지금 20대 남성들보다도 못했다.
생각이 바뀌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내 주변 또래 여성들의 삶을 20년 넘게 지켜보며 깨달았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공기처럼 당연하다 여기는 ‘평범하게 일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는 과정’조차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2023년 ‘성별임금격차’ 보도에서 데이터로도 입증했다. 여성의 교육 수준과 사회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이 생애 가장 높게 달성할 수 있는 평균임금은 남성이 28~30세에 이미 받고 있는 평균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떤 이들은 ‘여성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현대차와 같은 고임금 제조업 현장에서는 여성을 잘 뽑지도 않는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여성 비율이 36%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5년 성격차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48개국 중 101위를 기록했다.
여성만 힘든 것도 아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남성들 역시 과도한 남성성을 요구받으며 가부장의 무게를 느끼고 고통을 겪는다. 방송 3사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층의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다른 후보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왔다. 특정 집단을 일반화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우려를 받는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경향성도 이런 구조가 거꾸로 맺힌 상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20대가 아니라 4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이런 구조를 알아차리기는커녕 여성들을 조롱하고 비난만 일삼으며 표를 모은 어느 대선 후보가 말이다. 그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살아온 것일까.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3대 특검팀을 이끌게 된 특별검사(특검)들이 임명 나흘째를 맞아 특별검사보 인선과 수사팀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각 특검은 검찰 출신 위주로 수사팀을 꾸렸던 과거와 달리 경찰, 법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인선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3대 특검이 풀어야 할 의혹 중 상당수가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과 인연이 없는 인물을 추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 등은 최근 특검들에게 특검보 인선 과정에서 ‘직종 다양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구성을 편중되게 하지 말고 특검보들을 검찰·법원·경찰 등 여러 방면에서 데려와야 한다는 취지다.
역대 특검들은 대체로 검찰 출신 인사를 특검보와 수사팀원으로 기용해 왔다. 이번 특검이 맡은 사건들은 검찰뿐 아니라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도 수사를 해온 만큼, 다양한 인사들로 수사팀을 꾸려 인력 구성에서의 균형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보는 각 특검이 8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내란특검은 6명,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은 각각 4명씩 선택해 임명한다.
특검 수사 대상 사건에 관여, 혹은 연루돼있지 않은 인사를 선정하는 것도 관건이다. 특히 채상병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과 검찰 인력을 파견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인선 초기 단계부터 ‘배제 기준’을 촘촘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은 수사 대상인 국방부 검찰단 및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수사팀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은 이른 시일 내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과의 협의를 통해 다양한 인력 구성을 시도할 전망이다.
내란 특검도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검찰과 경찰 출신 인사들을 피해 인선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들은 비상계엄 당일 정치인 체포조 운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한 고위직 검찰 관계자는 “검찰 파견 인력의 경우 결국 수사하고 있는 곳(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상당수 파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검 수사는 속도전이기 때문에, 기존에 수사하던 인력을 파견받아 연속성을 갖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처음부터 판사 출신인 민중기 특검을 선정해 다양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민 특검은 16일 특검보 후보군에 검찰과 판사 출신 등을 모두 넣어 대통령실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구성에서도 공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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