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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웹하드 김계환 “대통령 화났다는 얘기 들었다”···2년 만에 ‘VIP 격노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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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ck20250618025… 작성일25-07-24 09:52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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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웹하드 모해위증 등 혐의로 구속 갈림길에 놓인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자신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시인했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으로, 채 상병 사건 초동수사를 지휘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그동안 국회나 법원, 수사기관에서 VIP 격노설을 전면 부인해왔던 김 전 사령관은 구속 위기에 놓이자 2년 만에야 이를 인정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김 전 사령관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수사 결과와 관련해 ‘VIP 격노설’을 꾸준히 부인한 혐의 등으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사령관 측 김영수 변호사는 22일 낮 12시50분쯤 영장 심사를 마치고 “오늘 심사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얘기를 들은 부분을 인정했다”며 “하지만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을 통해서 들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모해위증 및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김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사령관이 국회, 법원, 수사기관·특검 조사 등에서 VIP 격노 의혹에 대해 알면서도 사실과 다른 말을 하거나 진술을 회피했다는 혐의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을 경찰에 넘기는 걸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수사단장이었던 박 대령은 VIP 격노설을 2023년 7월31일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고 김 전 사령관은 이를 부인해왔다.
김 변호사는 ‘김 전 사령관이 VIP 격노설을 누구에게 들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혹시 ‘이 사람한테 들었나’ 싶어 확인하면 그 사람들은 ‘얘기한 적 없다’고 하고, 당시에 대통령은 격노를 한 적이 없다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 전) 사령관으로서는 ‘내가 들은 게 맞나’ 하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 측은 특검이 수사 범위 밖 사실을 갖고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수사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위증 혐의는) 채 상병 수사 사건과 관련되지 않고 수사 과정에서의 회유, 직권 남용과 관련된 사실도 아니다”라며 “단지 박 대령의 항명죄 재판 사건에 있어서 위증죄이기 때문에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영상 녹화 장비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며 “이 부분은 피의자의 휴식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에 문득 <김지은입니다>를 펼쳤다. “고통스러웠던 일은 노동자로서 내가 할 이유가 없으며 해서도 안 되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업무 범위가 불분명하고 종속성이 강한 수행비서의 특성에 더해, 평판이 중요한 정치권의 특성이나 압도적인 권력관계 등이 김지은씨가 겪은 갑질과 성폭력의 원인이었다.
그때처럼 지금도 강 후보자를 두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 두둔하지만, 실은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 이는 문재인 정권기에 이슈화됐던 권력형 성폭력 사건들의 교훈이다. 강 후보자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조직 관리자이자 리더로서 책임감과 능력이 쟁점이다. 구체적으로, 공사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범위의 기준을 고심했는지, 사적인 업무 지시에 대해 명분과 인정을 포함한 정당한 보상을 제공했는지, 서로의 사정을 헤아려줄 수 있는 정도로 부하 직원과 신뢰 관계를 만들지 못한 것인지 등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강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실 부정, 피해자 비난, 논점 흐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 조직 보위의 진영 논리가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막대한 2차 가해로 이어졌던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부정 논리의 이면에는 ‘우리 편은 결코 틀리지 않는다’는 믿음과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박이 깔려 있다. 이는 문재인 정권기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억울함을 교훈으로 삼아 과거보다 더 강화된 듯하다.
억울함은 잘못된 믿음과 강박을 점검하며 성찰하는 대신, 모든 비판을 ‘외부의 적’이 가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인식하도록 만든다. 치사하고 더러운 수단을 마다치 않는 부도덕한 ‘적’을 이기기 위해 ‘우리’도 치사하고 더러워질 것을 종용한다. 그 결과 진영 ‘내부’의 비판마저도 ‘외부’의 공격으로 여기고, ‘적’에게 향하는 치사하고 더러운 수단을 ‘우리 내부’에도 가하게 된다.
그러나 진영 내부와 외부의 비판 모두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다. 부당한 공격에 입은 상처가 피해자 비난과 2차 가해를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적’을 상정하는 사고는 여의도 안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여의도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며, 그 바깥에 더 넓은 세상이 있다. 여의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다수의 시민은 진영의 이해득실이 아니라 보통의 상식으로 강 후보자를 평가한다. 의원실이라는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데도 문제가 있었다면, 과연 큰 행정부처의 장을 맡겨도 되는 것일까?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에 반하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 장관이 되어도 되는 것일까?
갑질을 부정하는 말들은 특히 ‘저 정도 잘못은 누구나 한다’며 사안의 도덕적 의미를 축소한다. 그 논리는 ‘갑질은 나쁘다’는 당연한 상식 자체를 정면으로 뒤흔들고 부정한다는 점에서 그 해악이 크다. ‘누구나 저 정도 잘못을 한다’는 것은 곧 ‘그 정도의 갑질은 해도 괜찮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도덕률 자체를 흐릿하게 만든다. 여의도 논리에 갇힌 정치가 여의도 바깥의 사회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그 결과 문재인 정권 다음에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민주당이 모든 문제를 ‘적’의 탓으로 돌리며 도덕적 상식 기준을 낮추면, 그 후과는 더 극단적인 얼굴을 한 상대 진영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그 반대 방향, 즉 도덕적 기준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과거 권력형 성폭력이 공론화되던 시기에도 여의도 내 갑질이나 성폭력은 그리 공론화되지 못했다. 근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에서도 성폭력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문제 제기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참에 정부가 앞장서 정치권 내 갑질과 성폭력을 발본색원하는 건 어떨까. 그것이 곧 생겨날 성평등가족부의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일 무역협정에서 일본의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대미투자가 조선과 의약, 핵심광물, 반도체·에너지 분야에 집중된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배포한 ‘트럼프 대통령, 미일 간 전례 없는 전략적 무역·투자 협정 체결’이라는 설명자료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전략적 산업 기반 재활성화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규 조선소 건설 및 기존 시설 현대화를 포함한 상업 및 국방 선박 건조, 미국의 외국산 의약품 및 의료용품에 대한 의존을 끝내기 위한 제약 및 의료 제품 생산, 핵심 광물 채굴·가공·정제, 설계부터 제조까지 미국의 반도체 제조 및 연구 역량 재건, 액화천연가스(LNG)·첨단연료·전력망 현대화 등 에너지 인프라 및 생산 등을 구체적인 투자 분야로 소개했다.
이 가운데 조선, 반도체 등은 한국이 글로벌 핵심 역량을 보유한 분야이고 미국과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이들 분야가 미·일 협정 및 일본의 대미 투자 항목으로 포함된 것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을 목전에 두고 한창 진행 중인 한미 간 막바지 관세 통상 협정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아울러 백악관은 이번 협정을 통해 일본이 옥수수, 대두, 비료, 바이오에탄올, 지속 가능 항공유(SAF) 등 미국제품 80억달러(약 11조원)어치를 구매하고, 미국산 쌀 수입을 75% 증가시키는 동시에 수입 할당량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확대해 미국의 국방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호 운용성과 동맹 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과 알래스카 LNG에 대한 새로운 공급 계약 검토, 일본으로 미국 에너지 수출의 대규모 확대 등의 내용도 협정에 포함됐다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장기적 수입 제한이 해제되고, 미국의 자동차 기준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승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협정은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미국인을 위해 미·일 경제 관계를 전략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이번 협정에서 미국 산업과 혁신, 노동을 중심에 두는 조건이 처음으로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워터밤의 계절이다. 워터밤은 관객과 아티스트가 물총싸움을 하는 참여형 페스티벌로, 2015년 처음 개최되었다. 물 낭비, 일회용 물총 쓰레기 생산, 성희롱과 안전 문제 등 논란이 매해 반복되지만 워터밤은 올해에도 죽지 않고 돌아왔다. 그말인 즉, 워터밤에 수반되는 섹슈얼리티의 발산을 둘러싼 논의 또한 ‘밤(bomb)’되는 시기란 뜻이다. 노출이나 섹스어필이 강한 워터밤 무대가 끝나면, 알고리즘이나 일상 대화에서 “워터밤 OOO”가 여름날 초파리처럼 자욱하게 피어오르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솔로가수 권은비의 퍼포먼스. 2023년 권은비는 ‘워터밤 여신’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솔로곡 <언더워터>를 역주행 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개인의 무대 수행 능력과 육체적 매력이 결합한 결과였다. 올해에도 권은비의 무대는 관심과 화제의 중심이었고, 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워터밤이 분출하는 신체 이미지를 찬양하는 목소리와 비판하고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저마다의 맥락과 의도가 얽혀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워터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디어에서 넘쳐나는 여성 육체의 재현, 이를 둘러싼 논의는 결국 여성이 어떻게 주체가 될 수 있는가와 같은 정치적 질문과 연루된다.
멧갈라에 간 제니, 워터밤에 간 권은비, 트월킹을 추는 걸그룹과 여성 댄서…여성의 성적 매력 어필과 신체는 오늘날 ‘과하다’라고 여겨질 만큼 흔한 시각적 정보다. 그런데 언제나 문제시되는 것,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로지 여성의 몸이다. 여성이 육체를 드러내고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행위에는 상충하는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한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가부장제와 성적 엄숙주의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여성을 육체적 존재로 제한하고 관음하는 가부장제의 욕망과 여성의 몸을 자원으로 삼는 산업에 착취당할 위험. 누군가는 드러난 육체에 환호하고, 누군가는 불편해하고, 누군가는 ‘싸매라’고 오열한다. 이 분열을 김주현의 저서 『외모 꾸미기 미학과 페미니즘』(책세상, 2009)의 사유에 기대 성찰해 보자. 김주현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통제함으로써, 즉 노출이나 외모 꾸미기를 중단함으로써 가부장제의 대상화와 착취에 저항하고자 하는 선택을 ‘미적 금욕주의’라고 명명했다. 이 아해는 꾸미기를 멈추고 몸을 가리라고 한다. 한편 전통적인 여성미를 여성의 긍정적 미덕으로 보고 이를 강화하는 전략은 ‘도취적 나르시시즘’이다. 이 아해는 여성들이 외모 권력을 통해 가부장제의 시선을 역전 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워터밤 여신’이나 ‘섹시 직캠’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인플루언서처럼 아름다움 자체가 직업이 되는 현실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섹슈얼리티는 언뜻 권력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성중심주의 미학은 여성을 미적으로 경멸해왔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여성들의 미는 ‘신체미’에 불과하다고 믿었다. 이는 여성을 육체적 존재로 제한하며, 여성에게는 정신이나 이성이 깃들지 않는다고 보았다(113쪽). 실제로는 지적이고 영민했던 마릴린 먼로를 ‘백치’의 이미지에 가두거나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이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로스쿨에서 철저히 무시 받았던 것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여성의 신체미조차 남성적 기준을 따르기에 여성은 남성 쾌락의 대상에 불과하다는 폄하다. 소위 말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개념 자체가 (권력자가) ‘보시기 좋은 것’으로 구성되었으니, 아름다움을 소유한 여성조차도 결국은 주체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부장제는 여성에게 아름다움이 전부라고 주장하면서도, 여성이 아름다움으로 무언가를 획득하면 이를 부당한 거래로 취급한다. 대상의 쾌락을 위한 것이기에 여성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할 수 없다. 미적 금욕주의는 이러한 경멸을 벗어나고자, ‘아름답고자 하는 욕망’을 줄이기를 선택하는 전략이다. 여성이 신체미에 국한되지 않는 존재라고 선언하고 대상화를 거부하는 것이다(114-115쪽). 목적과 전략의 차원에서 탈코르셋 운동 또한 이 갈래에 속한다.
[플랫]‘K팝’과 ‘무속’의 연결…음악과 춤으로 요괴를 물리치는 ‘여성 영웅 서사’
[플랫]‘여미새’보다 문제적 취급 받는 ‘남미새’…‘남미새 빌런’이 시사하는 것
미적 금욕주의는 보호의 외피를 두르기에 일견 매력적으로 보인다. 현실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이나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여성은 마음껏 성희롱하고 노출을 요구해도 되는 존재로 전락한다.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성폭력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너무 아득하고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여성들이 몸을 가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조절하는 것은 훨씬 쉽고 빠른 해결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문제는 몸이나 성적 대상화 그 자체가 아니다. 올해 워터밤에서 엑소의 카이가 잘 관리한 몸을 드러냈을 때, 남성은 아무도 그를 꽁꽁 싸매서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 성적 대상화는 매력을 주고받는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신체와 호감을 자원으로 삼는 케이팝 산업에서는 필수적이다. 핵심은 성적 대상화가 성적 물화—개인이 신체의 일부로 불리거나, 몸이 전부인 존재로 여겨지거나, 감정이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희롱하거나 침범해도 되는 것으로 취급하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이다. “여성이 외모에 관심을 갖고 멋을 내면 남성적 시선의 대상이 될 뿐이니 외모 꾸미기에 무관심해져라”(116쪽)라는 미적 금욕주의는 여성을 멸시하는 전제를 그대로 둔 채, 멸시를 피할 방법만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최악의 경우는 미적 금욕주의자들의 탈심미화가 곧바로 여성 스스로 여성임을 부정하는 탈성별화에 그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남성화로 귀결되는 것”(130-131)이라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그렇다면 역시, 억압과 해방을 다 벗어던지고 시원하게 즐겨야 ‘쿨한’ 것일까? 도취적 나르시시즘은 “더 많은 대상화는 더 많은 권력을 가져다준다”(198쪽)고 믿으며, 마돈나처럼 가부장제 미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마침내 욕망의 주체이자 권력의 상층부에 이른 사례를 근거로 삼는다. 실제로 마돈나와 같은 ‘퀸’이 빼어난 능력과 아름다운 외모, 섹슈얼리티를 과감하게 활용하면 여성을 ‘성적 매력은 있으나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는 순진한 소녀 또는 처녀’로 제한하는 가부장제를 일부 타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여성들 간의 위계를 만들어내고, 결국 외모 권력으로 인한 차별을 지지하게 되기에 문제적이다. 심지어 도취적 나르시시즘의 논리는 ‘여성은 예쁘게 태어난 것이 고시 3관왕’처럼, 여성이 성취할 수 있는 분야를 아름다움에 한정하는 가부장제의 언어와 흡사한 면이 있다. 워터밤 여신으로 건물주가 되었다는 신화를 내세우며 여자 연예인에게 ‘뜨고 싶으면’ 워터밤에서 노출하라고 강요하는 목소리가 실존하는 현실에서, “몇몇의 탁월한 성공담을 과시하는 것은 대부분 가부장제의 하층부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여성에게 ’보여지는 대상‘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순응하도록 독려하는 가부장제의 장치가 되지는 않는가?”(201쪽)
호시탐탐 ‘돈 되는’ 여성의 몸을 노리는 산업, 여성이 몸을 드러낼 때 가장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구조, 여성이 자신의 육체와 섹슈얼리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랑스러워할 때 쏟아지는 멸시(“너 그 정도 아니야”)와 조롱…. 그럼에도 질문해야 한다. 여성은 그렇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나? 뭘 해도 대상화되는 피해자일 수밖에 없으니 그저 몸을 사려야 하는가? 뿌리 깊고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 그동안이라도 싸매고 있으라기에는, 가부장제가 보호와 관리의 명목으로 여성을 통제하고 섹슈얼리티와 아름다움의 주도권을 빼앗은 역사가 이미 너무 길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섹슈얼리티는 여성 자신의 것이다. 탈취와 타자화를 두려워하여 억누르기만 한다면, 칼자루는 넘어간다. 남성적 시선을 비판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이성애 중심적이며 오히려 남성 주체에게 권위를 부여한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대안 중 하나로 ‘저항적 나르시시즘’을 소개한다. 저항적 나르시시즘은 가부장제의 시선에서 보고 싶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은 몸을 실천하며 여성 신체미를 재구성하기에,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223쪽). 제멋대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구성하며 다른 방식으로 섹슈얼리티를 발산하고 만끽해보는 것이다. 현대 예술가처럼 행위 예술을 하거나 바디 호러의 주인공이 될 필요까지는 없다. 타인의 아름다움을 외부의 잣대로 평가하거나, ‘보기 좋지 않음’(이를테면 ‘천박해보임’)을 감지했을 때 잠깐 머물며 이것이 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지 성찰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성적 대상화가 성적 물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결고리를 끊고 신체나 섹슈얼리티를 열등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구조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워터밤 무대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 여성이, 그렇다고 해서 폭력과 착취에 동의한 것은 아님을 명백히 하면서 말이다.
▼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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